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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뭘하고 싶은걸까요...짧은 여정
자유성 | 추천 (24) | 조회 (797)

2022-10-25 15:39

토요일 오전 비행기...화요일 새벽 비행기...

금요일 저녁에 같이 저녁을 먹었던 동생중 한넘이 그러더군요

" 뭔 태국을 제주도 가듯 합니까? "

ㅎㅎ...객관적으로 보면 참 미친짓이긴 한데 ㅎㅎ

 

멀긴 멉니다...오전 11시 비행기를 탔는데도 파타야에 도착하니 저녁이더군요

호텔에 체크인을 하고 로비에서 잠시 기다리다 J를 만나서 힘껏 안아주고...

사실은 혼자 간김에 공항버스를 한번 타보고 싶어서 좀티엔 버스터미널에서 만나기로 했었거든요

그런데 중간에 차가 워낙 막히고...해서 기사님도 안되겠던지 파타야 끝부분에서 내릴 사람 내리라고 내려주길래 내려서 호텔로 가고...

버스터미널에서 기다리던 J도 택시 불러서 호텔로 오고...뭐 여하간 좀 꼬였었네요

 

뭐 여튼 저튼 해서 호텔에 짐을 풀고 저녁을 먹고...그놈의 바파인 내야 한대서 J의 빠에 들렸습니다

사실 제 생각엔 바파인을 내기 위해 빠에 들려야 한다는건 J의 거짓말이 아닐까 싶단 생각이 들더군요

바파인이야 나 가고 나서 자기 못 나간 3일치 출근해서 자기가 내면 되는건데...

혼자 생각에 빠 친구들한테 자랑하고 싶었던게 아닐까 싶길래 기왕이면 얼굴 확실하게 세워주자 싶어

안면 있는 아가씨들 한두잔씩 다 돌리고 마마상이랑 일하는 아줌마도 드시라고 한잔씩 사주고...

참...저렴하긴 저렴해요...그 ㅈㄹ을 떨어도 술값 나온게 2천밧 ( 8만원? )

 

J는 신이 나서 제가 사간 귀걸이를 자랑하고...그러다 나이좀 있는 친한 아가씨한테 타이어로 뭐라고 얘기를 하니 그 아가씨가 제게 엄지를 추켜들더군요

" 뭐라고 한거에요? 내 얘기였어요? "

" 내가 쇼핑하고 싶대니까 오빠가 쇼핑 시켜주겠다고 왔다고 얘기했어요 "

뭐...J가 기분이 한껏 좋아지는걸 보니 저도 기분이 좋더군요

 

그날 빠가 끝난뒤에 아가씨들 4명과 다 같이 가서 먹고싶던 무카타도 실컷 먹고...

그러고 호텔에 돌아와선 쌓인 피로를 이기지 못하고 풀썩 쓰러져 세상 모르고 잤습니다

행복하더군요...임플란트 시술을 한지 얼마 안되서 담배를 못피고 있다보니 금단현상인지 불면증이 와서 힘들었었는데...

J를 안고 잠이 드니 오후가 될때까지 정말 오랫만에 세상모르고 깊히 잠이 들었었네요

 

뭘 얼마나 사고싶어하는건지 몰라 현금 2만밧과 혹시 몰라서 카드 쓸일 생길까봐 지갑도 챙겨서 나갔는데...

( 원래 전 파타야 도착하면 지갑이랑 여권은 호텔 금고에 넣고 한국 올때나 꺼냅니다...잃어버릴까봐 )

센트럴마리나에 도착하니 식당가에 가서 밥을 먹고..까페에 앉아 커피를 마시고...수다만 떨고 있더군요

" 쇼핑하고 싶다면서요...쇼핑 안 해요? "

" 쇼핑요? 쇼핑 가요 "

 

정확히 뭘 파는건지는 모르겠지만 화장품코너가 있는 잡화점인듯...싶은곳에 들어가더니 화장품 1개와 립스틱 1개를 고르더군요

5백몇십밧정도...뭐 시작은 소소하게 시작하는군 하고 사줬는데...그러고는 멍하니 있더군요

" 뭐해요? "

" 어디 갈까 생각중이에요...오빠 가고 싶은데 없어요? "

" 쇼핑 하자면서요 쇼핑 안해요? "

" 쇼핑...샀잖아요 화장품 "

" 빽 산다고 했잖아요 "

" 빽 or 화장품...빽은 비싸요...저 빽 있잖아요 "

" 호텔에 있는거요? J 혹시 빽이 그거 하나에요? "

" 네 "

" 하아...가요 빽 사줄게요 "

 

브랜드가 몇개 없더군요...샤넬 매장같은건 없고 ( 사실 샤넬은 있어도 좀 ㅋㅋ ) 그나마 유명한건 빅토리아 시크릿 정도?

그런데 빅토리아 시크릿은 빽은 정말 못 쓰겠더군요...디자인이 왜 아줌마 취향인지...역시 빅토리아는 팬티나 팔아야 할듯...

LYN 이라고...아마도 태국브랜드 이지 싶은데...태국 아가씨들 들고 다니는 빽이 대부분 LYN 이거든요

왜 그런가 했는데 매장들 돌아보니 알겠더군요...그나마 젊은 취향에 맞는 예쁜 빽 디자인은 LYN 밖에 없더라구요

고르라고는 했지만 사실 고를만한 디자인이 딱 하나밖에는...다른건 내가 봐도 좀 아니다 싶은 ㅋㅋ

역시나 그 앞에 서더니 빽을 열고는 안에 들어있는 가격표부터 확인하네요

( 왜 매장에 가격표가 없나 했더니 가격표는 빽 안에 들어있더군요 )

" 그게 이뻐요? "

" 웅...이쁘긴 한데... "

" 아가씨 이거 주세요 "

 

사실 가격도 모르면서 무턱대고 달라고 해놓고 내심 쪼오끔 쫄았던건 비밀입니다 ㅋ

계산대에서 계산을 하는데...

" 2200밧입니다 "

" ??? ( 아니 뭔 빽이 8만원???... ) "

황당한 기분으로 돈을 주고 새 제품을 꺼내와서 쓸데없이 큰 종이빽에 넣고 있는걸 보다가 문득 옆으로 눈을 돌리니 지갑이 보이더군요

그러고보니 J는 빽에 그냥 돈을 넣고 다녔던게 문득 기억이 났습니다

" J 지갑 있어요? "

" 지갑요? 없어요 "

" 빽 없이 그냥 현금만 들고 나갈땐 뭐 들고 나가요? "

" 그냥 주머니에... "

" 아가씨 저거두 같은 색으로 하나 주세요 "

 

J가 눈만 똥그랗게 뜨고 도리질을 하는데 왜 그러나 했더니...

응? 뭔 빽이 2200밧인데...지갑도 2200밧이야???...도대체가 뭔 시스템이여 ㅋ 

그러고는 들기 편하게 종이빽 하나에 넣자니까 그거 아니랩니다 ㅋ

매장 아가씨도 웃으면서 빽 따로 지갑 따로 커다란 종이빽을 하나씩 포장하네요

남자들은 모르는 여자들만의 규칙같은게 있는것인듯...

 

그렇게 쓸데없이 큰 종이빽 두개를 들고 호텔로 돌아와 침대에 던져두고 급하게 화장실로 향했는데...

시원하게 해결하고 나와보니 빽 하나에 물건 하나씩 세워놓고 사진을 찍으면서 엄청 행복해 하더군요

사실 전 뭐 옷이고 시계고 브랜드따위엔 전혀 관심도 없고 몸에 뭘 걸치는 자체를 싫어하는 성격이라 그게 왜 행복한건지 모르겠지만...

여자들은 전세계 모든 여자들이 다 똑같은가봐요

 

좀 쉬고 싶어서 침대에 털썩 누웠는데...쪼르르 달려와 앵기는 그녀덕분에 쉬지는...못했네요

아...좀 무리였다 싶을정도로 했는데...정작 무리한건 제가 아니라 J였나보더군요

저녁을 먹고 들어와 팔배게를 해주고 뭔말인지 몰라도 장면만 보면 대충 이해되는 액션드라마를 보고 있는데...팔이 뜨뜻....

힘든지 숨을 쌕쌕거리고 있는데 이마를 짚어보니 열이 나더군요

" 열나네...아파요? "

" 두통이요...자주 그래요...좀 쉬면 괜찮아져요 "

 

일단 임플란트때문에 가지고 있던 진통제를 먹이고 안고 있다가 잠깐 잠이 들었는데 깨어보니 새벽 두시...

J는 여전히 안겨서 자고 있는데 열이 좀 심하게 나더군요

로비로 가서 혹시 해열제가 있냐고 물어보니 해열제는 쎄븐일레븐에 가면 판다고 해서 쎄븐일레븐으로 갔는데...

약이 뭐 몇개 없더군요...그나마 해열제라고 있는건 타이레놀이 전부...

타이레놀을 사와서 먹이고...물수건으로 열을 좀 내리고...그러고 있다보니 동이 트더군요

새벽이 되어서야 열이 좀 내렸길래 저도 잠깐 눈을 붙였는데 눈떠보니 오후 두시...

약빨이 떨어진건지 자고있는 그녀의 이마를 짚어보니 또 열이...

약국에 가면 뭔가 재대로 된 약이 있지 않을까 싶어 가봤는데...약국에도 해열제가 타이레놀밖에 없댑니다

 

호텔로 돌아와 룸서비스로 스프를 하나 시키고...그냥 자고 싶다고 칭얼대는걸 억지로 스프를 좀 먹이고 약을 더 먹여서 다시 재우고...

밤새 잠을 좀 자서 잠이 깊이 안드는건지 물수건도 차갑다고 칭얼거리길래 타이레놀 효과만 믿고 기다릴수밖에 없더군요

저도 배가 고파서 밖에 나가 식당에서 밥을 사먹고 아직 자겠거니 싶어 마사를 한시간 받고 들어오니 잠은 깼는지 팔을 벌리고 반깁니다

안아주며 이마와 귀뒤쪽을 짚어보는데 그새 열은 다 내렸더군요

" 이제 안 아파요 괜찮아요 "

" 배 안고파요? "

" 배고파요 "

" 일어나요...밥 먹으러 갑시다 "

" 10분만... "

 

갸녀린 팔에 힘을 꼭 주고 안 떨어지는 J가 너무 귀여워 저도 다시 누워서 팔배게를 해주고 안고 있는데...뭔가 이상한 느낌이...

아..뭐지...좀 쎄하다 싶더니...아니나 다를까 훌쩍거리며 울고 있더군요

" J 왜 울어요? 또 아파요? "

" 아니 안 아파요 "

" 근데 왜 울어요? "

" 그냥...몰라... "

 

그 어떤 TV에 나오는 교수인가 하는 양반이 그랬는데...

" 여자가 울때 이유를 알려고 하지 마라...태반은 지도 지가 왜 우는지 모른다 "

 

그 말대로 그냥 안고 토닥거리고 있으니 좀 지나서 진정이 되었는지 생글거리며 뽀뽀를 하고는 냅다 화장실로 달려가더군요

일하러 갈것도 아닌데 고데기까지 들고와서 꽃단장을 하는 그녀를 기다려서 그녀가 데리고 간 터미널21에 이싼음식점에 가서 

태국 향신료의 매운맛을 재대로 느껴보고....그러고 호텔로 돌아와 또 마냥 안고 있다가 10시가 되어 헤어졌습니다

 

밤에 일하고 낮에 자는게 습관이다보니 항상 늦게 일어나는 그녀때문에 호텔을 하루 더 잡았습니다

밤 10시에 체크아웃 하겠다고 하니 " 이넘은 뭐하는넘인가 " 하는 눈으로 쳐다보는 프론트 직원에게 아예 다음달 숙박도 미리 예약해두고...

그녀가 집에 타고 갈 차...제가 공항에 타고 갈 차...두대가 나란히 기다리고 있더군요

그녀의 차문을 열고 쓸데없이 큰 쇼핑백과 그녀의 짐들을 안에 넣어두고 그녀와 마지막 포옹을 하는데 뽀뽀를 하고도 안 떨어지려고 계속 꼭 껴안고 있더군요

기사님들 기다리는게 민망해서 살짝 밀어내는데도 팔에 힘을 꼭 주고 안 떨어지는 그녀를 억지로 떼어내 차에 태워 보내고...

 

공항으로 가는 내내 뭔지 모를 느낌에 왜 가슴이 자꾸 먹먹해지는건지 모르겠네요...

쓰고 남은돈 1만밧을 그녀의 빽 안에 넣어두었는데...그정도면 열흘뒤에 다시 갈때까지는 롱타임을 안하려나...

그녀는 정말로 손님과 호텔에 가는걸 무서워 하거든요...가만히 보니까 돈이 있을때는 롱타임을 안하더라구요...

그러나...그 돈이 떨어지면 또 무서워 하면서도 손님을 따라 호텔방으로 따라가겠죠...

 

정말 태국이라는 나라는...이해하기 힘든 나라에요...

딸이 비어빠에서 일한다고 하면...말로야 "서빙만 하는거에요" 라고 한다고 해도 서빙만으론 그 돈을 못번다는걸 어른들이 모르지는 않을건데...

그럼에도 딸에게 계속 돈을 달라고 요구하는 부모들이나...그렇게 무서워하면서도 그 돈을 보내주기 위해 손님을 따라가는 그녀들이나...

비단 J뿐만 아니라 H도 그렇고...A나 C는 부모가 자기 아이를 키워주고 있으니 어쩔수 없다라고 말한다 하더라도...

J나 H는 아이가 있는것도 아닌데 왜 그게 당연시 되는건지...생각하면 할수록 가슴이 답답하기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