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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 자유 모두 좋은 말입니다. 남에게 간섭받지 않고, 싫은 소리 듣지 않으면서 알아서 척척 해주면 얼마나 좋습니까? 아주 편하고 좋은 세상이 오겠죠. 요즘 내가 싫어하는 어떤 사람도 걸핏하면 자유, 자유 하고 외치고 다니더만.
우리는 어렸을때부터 배우죠. 자율과 자유에는 책임이 따른다고. 책임이 따르지 않는 자율, 자유는 방종이고, 남에게 피해만 입힌다고. 실제로도 이런 건 사례를 들지 않아도, 일일히 열거하지 않아도 알 정도입니다. 이 글을 읽으며 몇몇 분들은 읽기 껄끄러울 수도 있습니다. 50대 386, 486세대가 똑 자기 시절 그런 얘기 또 쓴다고. 그러나, 이건 요즘 얘기입니다.
제 아이들이 10살쯤에 여기에 와서 살아서 지금은 직장인입니다. 마인드가 한국반, 미국반(서구반)인 상태이죠. 얘들도 다 정체성에 대한 고민하면서 컸고, 요즘은 인터넷이 워낙 발달해서 한국과 직접 소통하면서 살고. 애들이나 애들 친구를 보면 한국의 MZ세대와 비교되는게 있더군요. 그 중의 하나만 말해보죠.
부모에 대한 의존성과 원망입니다. 우리 애들이나 그 친구들은 18세가 되면서 용돈을 받지 않았습니다. 18세가 되어서 부모집에 얹혀 사는 것도 창피한 일인데, 용돈까지 받아쓰면 안된다고. 얘들이 알바는 16세쯤부터 하기 시작했습니다. 맥도널드, 버거킹등에서도 일했고, 지역의 라이브러리에서 사서일도 하고. 대학교때도 마찬가지였죠. 공부하면서도 1주일에 3-4일, 하루 평균 4시간 정도씩 알바하고, 2학년 넘어가면서부터는 인턴일도 하고. 그래서 용돈을 줄 필요가 없었죠. 가끔은 친구들이랑 같이 자취한다고 6개월, 1년 나가살다가 집밥 그립다고 들어와서 살다가 또 나가서 살기도 하고.
애들 나이가 18세가 됐을때부터 양육비 0 였습니다. 학교는 장학금도 받고, 대출도 받고, 일도 하면서 다니고, 용돈은 물론 0이고. 애가 둘다 대학원까지 마쳤는데, 19세이후론 0였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같이 살고 있는데, 얼마전까지 모두 나가 살다가, 직장이 집 근처이고, 또 재택근무인지라 사무실환경을 만들어 주는 조건으로 집에 와서 우리랑 살고 있습니다. 대신 주당 $200씩 내고 살고 있죠. 사무실비용+주거비용해서.
이건 우리 애들이 그런게 아니라 우리 애들과 주변 애들이 대개 그렇다는 거죠. 18세가 넘으면 당연히 하나의 주체가 되어야 하고, 주체가 된다는 뜻은 독립적인 존재가 되어 자신의 판단에 따라 사고하고 행동하지만, 그에 대한 책임도 나에게 있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있는거죠. (항상 예외는 있듯 그렇지 못한 애들도 여기에도 존재합니다. 보편적인 판단이죠.)
한국에 가서 친구들이랑 같이 얘기하다 보면 공통적으로 말하는 부분이 이겁니다. 애들이 취직을 안 하려 한대요. 취직을 했어도 좀 다니다 그만두고. 대기업 다니다가도 자기랑 안맞는다고 그만두고, 나 외국가서 공부할테니 돈 좀 대달라, 어차피 나에게 상속/증여할 돈 미리 준다 생각하고 대달라 이런 식이래요. 친구 한녀석은 아예 "빨대"라는 표현을 쓰더이다. 자식 둘이 자기에게 빨대꽂아놓고 쪽쪽 빨아댄다고. 심지어는 자기 집도 팔지 말라고 한대요. 팔지 말고 잘 가지고 있다 자기에게 물려달라고. 농담이라 하더라도 이런 말 하는거 아니죠? 인공위성, 빨대, 이런 말들.
친구중에 사업해서 성공한 애가 있는데, 이제는 반은퇴해서 편하게 살아요. 그런데, 애들이 취직을 안하고 알바한대요. 알바해서 돈 벌면 그걸고 자기 사고 싶은거 사면서 놀다가, 또 돈 필요하면 알바하고. 왜 그러냐고 하니, 어차피 재산이야 아버지가 다 벌어놨는데, 골치아프게 취직할 거 뭐 있냐 그러더래요. 부모에게 큰 사고치지 말고 재산 잘 보존해달란 소리를 농담처럼 진담으로 말하더래요. 이런게 누구 하나의 일이다 라곤 할수 없는게, 하도 이런 말을 많이 들어서요. 와이프도 친구들끼리 모이면 이런 경우가 반이 넘는답니다.
반대로 돈이 없는 집에서는 부모원망을 많이 하고. 흙수저란 말을 부모에게 대놓고 할 정도라고 하네요. 우리때는 밥만 먹여줘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공부했다는 말, 여기에 하면 또 꼰대소리 듣는 말이라고 하겠죠? 그너라, 꼰대니 뭐니를 떠나 시대적으로 공통적인 것은 자기 자신의 인생에 대해 책임을 지라는거죠. 성인이 되면 어른들로부터 간섭받지 않을 권리도 있고, 자신의 자율과 자유에 의해 사고하고 행동하는 것이 당연하고, 또 그에 따른 책임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하고 행동하라는거죠.
중국이나 한국이나 80년대말-90년대에 태어난 애들이 다 자식 귀한 시절에 태어난 애들입니다. 우리 자식 귀하게 키워야 한다고 3개월도 못 신을 신발, 최고 브랜드로 사주고, 옷도 그렇고. 어디 기사 기죽지 말라고 부모가 더 철없이 굴던 시절에 잘한 애들이었죠. 그렇게 자랐어도 제대로 자란 애들이야 괜찮겠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많이 있죠. 이 나라에서 봐도 한국과 중국애들이 특히나 철이 없고, 특히 한국애들이 더 해요. 내 편한데로, 내 맘데로, 그게 자율이고 자유라고 생각하고. 그너 방종이고 무책임거늘.
(중국애들은 특징이 돈이 있어도 그 돈을 더 불릴려고 디게 노력하는 게 걔들 국민성이죠.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돈도 더 불려야 떳떳하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죠? 물론 걔들 으스대는 것은 다 잘 아는 종특이지만.)
우리때는 이렇게 컸으니, 우리때는 이렇게 했으니 라는 말 굳이 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런 소리하면 이상한 대접 받겠죠. 그런데, 하나, 제대로 알고 배웁시다. 자율, 자유에 대해 제대로 알고 배우고, 거기엔 꼭 책임이 따른다는 것도 제대로 알고 배웁시다. 그래야 제대로 된 정신이 머릿속에 박히니까요.
아래 어떤 분이 스티브잡스얘기했는데, 스티브잡스, 빌게이츠, 다들 그 당시로는 파격적인 사고를 가진 애들이었지만, 적어도 자율과 자유, 그리고 책임에 대해선 알고 행동한 사람들입니다. 지금 세대들도 무슨 짓을 하던, 무슨 생각을 하던 상관안하는데, 자기 책임에 대해선 분명한 철학을 가졌으면 합니다. 부모의 지위와 부모의 재산에 대한 것 말고요.
이런 얘기하면 거기는 취직이 잘되는데, 한국은 안된다, 이런 얘기 할지 모르는데, 큰 애는 중소기업 대기업 가리지 않고 다녔죠. 대형항공사에서도 2년근무했고, 스타트업기업에서도 1년근무했고, 지금은 중견기업다니고. 둘째는 학교선생하다 성대에 문제가 있어 지금은 회사다니고. 둘 다, 중소기업 대기업 이런 거 안가리고 자기 처지와 적성에 맞게 회사 찾아서 다닌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