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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병원 중환자실을 가보셨나요?
atlas | 추천 (28) | 조회 (822)

2024-10-13 10:53

조금 전 야문 회원분의 어머님께서 돌아가셨다는 내용을 읽고나서..

 

문득 15년전에 갑작스레 돌아가신 저희 어머님이 생각나네요

 

2009년 10월에 사소한 기침으로 시작해서 하룻밤 사이에 갑작스레 목소리까지 바뀌었기에.. 

그저 단순 감기인줄 알고 간 병원에서 그 이후로 급하게 중환자실로 들어가셔서 정확하게 45일. 한달반만에

저 세상으로 가신 어머님이 생각나서 글을 올려봅니다.

 

77세라는 조금 이른 나이에 가셨고.. 또한 아무런 준비없이 당한 일이기에.. 아버지부터 모든 가족모두가 느껴지는 허무함과

황당함과 슬픔은 어떤것하고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대단한 시간이었고.. 갑작스런 사망으로 인해서 저는 공황장애라는 경험해보지

못한 정신병까지 겪게 되었습니다.(지금은 95%정도 회복되었지만..)

 

중환자실..

 

어머니을 통해서 처음으로 들어가본 공간이었습니다.

 

각 환자 침대들마다 모두 이런저런 기계들로 복잡하게 꾸며졌기에 일반 병실과는 확연하게 달랐습니다.

산소호흡기는 기본이고 심장측정기 부터 이름모를 수많은 기계들로 꾸며진 각각의 침상들은 정말 한눈에 보기에도 심각해보이는

그런 광경들 이었습니다.

 

한달 반동안 매일 들락거리면서 경험 해 보았던 수많은 영혼들의 이승과의 이별을 하루에 한분꼴로 보게 되었고.

어제까지만 하더라도 눈인사까지 하던 환자가 그 다음날 모포로 모두 덮혀진채로 이승을 떠난 광경도 보게 되었고.

코와 입으로 연결된 수많은 호스들이 모두 벗겨진채.. 정말로 편안하게 잠자듯 돌아가신 분도 볼 수 있었습니다.

 

어머니는 중환자실로 들어가자마자 코로 호스가 연결되는 바람에 일반적인 대화가 어려웠기에..

A4 사이즈의 화이트 보드로 서로 의사를 표시하다가 결국 목구멍을 뚫어서 그곳으로 호스를 연결하면서는 부터는 상태가

급격하게 나빠지기 시작하더니 들어가신지 30일정도부터는 다른 합병증까지 생기면서부터 혈액투석까지 하게 되었고..

결국 혼수상태로 약10여일정도 계시다가 다시 돌아오지 못할 곳으로 가셨습니다.

 

급성호흡곤란증후군이라는 폐렴의 일종으로서 폐렴관련 바이러스중에서 일부가 폐로 전이되면 단 3일만에 폐를

모두 섬유화하는 아주 몹쓸 병이었습니다.

 

이 바이러스가 폐로 전이되면 65세이상 노인들의 98%가 사망하는 무서운 질병이더군요.

이런 저런 항생제와 치료약 투입을 위해서 양 발등부터 양쪽 팔과 가슴등으로 한번에 6개의 링거액이 투입되는 광경을 보면서

정말로 중환자실이라는곳이 너무 무섭기도 하면서 환자분들에게는 얼마나 많은 고통과 힘듬을 주는곳인가를 느껴 보았습니다. 

 

지금도 A4보드를 통해서 어머니가 쓴 글이 생각납니다.

 

며칠 전은 바로 윗쪽 침대의 아저씨가 돌아가셨고.. 어제는 건너편의 여자분이 가셨으니.

조만간 내 차례가 다가오는것 같다라는 본인 혼자만이 느끼는 공포감을 제3자가 보더라도 충분히 느낄만한 생각이었습니다

 

수많은 긴 밤을 공포와 불멸의 시간으로 보냈을 어머님의 시간을 생각하면 휴~~ ㅜㅜ

지금은 어느덧 많은 시간이 흘러서 어머니의 잔상이 어렴풋하게 생각되지만..

당시에는 정말로.. 가슴이 미어지는 그런 시간들이 었기에.. 다시는 이런 황당하고 슬픈일은 겪고 싶지 않습니다.

 

우리 모두 남은 생이 얼마인지는 모르겠으나.. 인명은 재천이라는 긍정적인 생각과 더불어 건강관리 잘하시면서

남은 삶을 즐겁고 행복하게 보내시길.. 

 

휴일 아침에 개인적인 넋두리 글 올려봅니다

 

즐겁고 행복한 휴일 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