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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현실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 홍명보, 이정효
텐인치 | 추천 (28) | 조회 (535)

2025-03-23 16:50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뭐 입아프게 뭔 말이 필요할까요?

홍명보가 감독으로서 최고점을 찍은 것은 홀림픽대표팀을 이끌고 사상최초로 동메달을 딴 것이고, 이게 그에게는 양면의 이중성을 부여했죠? 선수로 성공하고 감독으로서 성공했다, 그러나, 지도, 전술 스타일은 그 뒤로 발전을 안하고 퇴보하고, 뒤에 언급하는 그의 능력을 빛내주었죠?

 

광주FC의 이정효감독, 처음에 K2리그에서 K1리그로 올라왔을때, 이정효는 언론에 안정환 친구 이정효로 알려졌죠? 그런데, 요즘은 어떤가요? 감독의 역량으로 볼때 이정효 친구 안정환이 더 맞을 듯.

 

이번 오만전에서 홍명보는 그의 능력을 마음껏 보여주었습니다. 모두가 항상 걱정하는 그의 능력.

 

그의 첫번째 능력은 '믿는 놈만 쓴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죠. 그의 스타팅 멤버는 항상 99%가 동일합니다. 1%는 부상등의 이유로 인해 어쩔수 없이 변하는것만이 존재할 뿐. 그러니, 선수들은 게을러집니다. 특히나 그가 올림픽때부터 데리고 다니던 선수나, 울산시절에 데리고 다니던 선수, 그가 믿고 쓰는 선수들은 게을러집니다. 그리고, 새로이 발탁되는 선수들은 희망이 없습니다. 그냥 여론에 밀려 발탁되었다 벤치에 앉아 멍하니 있다, 아무런 준비도 없이, 역할도 없이 교체되어 잠깐 뛰는 것. 그래서 그는 예전에도 박주영을 주구장창 기용했죠. 에이징커브에 관계없이. 그에게 가장 큰 영광을 준 선수라.

 

그의 두번째 능력은 내가 쓰고 싶은 자리에 기용한다. 선수가 어느 포지션에서 최고의 기량을 발휘하고 역할을 수행하는 것에 관계없이 내가 그린 그림에 선수를 끼워넣습니다. 그러다보니 엇박자가 납니다. 오른쪽 윙어로 기용한 선수를 후반 5분 남겨놓고 오른쪽으로 옮기니 기량을 발휘하더라 하는 경우. 중요한 것은 이미 모든 사람들이 그는 오른쪽에 기용해야 하는데 라고 알고 있다는게 문제이죠. 중앙에서 활약하면 더 나은 선수를 왼쪽에서 뛰게 하고. 이런게 그의 탁월한 능력이죠. 오른쪽을 잘하는 선수여, 너는 왼쪽에서도 잘할것이니 왼쪽에서 뛰어라, 바로 이거죠.

 

그럼 이정효는 어떨까요? 이정효가 사람들 입에 오른건 광주FC가 K1리그로 승급되었을때부터죠. 그리고, 그 해에 다시 강등될거란 예상을 깨고 성적을 냈다는 거, 그때부터 이정효의 추구에 관심을 갖게 되었죠. K1리그 승급당시만 해도 '안정환의 친구'였는데, 이젠 이정효 본인이 이정효란 이름을 가지게 되었고, 광주에서는 '효버지'가 되었죠.

 

내가 축구에 대해서는 아주 오래전 한국에 있을때 회사 축구팀의 감독겸 선수로 뛰어서, 최고 성적이 전국대회에서 3등, 서울시장기에서 8강에 올라간 정도(근데 사실 이것도 대단한지만, 선출 하나 없는 직장팀이 조기축구팀과 예선도 아니고 본선에서 상대해서 이기기 힘들거든요.) 1990년대 전술은 조금 공부를 했지만, 그 이후로는 전술을 이해하려고도 안했으니, 이정효의 축구가 정확히 무엇인지 몰랐지만, 이정효가 관심을 받기 시작하면서부터 이정효축구를 알게 되었고, 그게 우리나라에선 선보이지 않고 유럽 상위 감독들이 벌이는 전술을 자기에 맞게 가져와 적용했다는 것을 알았죠.

 

예를 들어 중원을 비게끔하고 그 공간을 활용한달지, 수비수들이 공을 돌리며 상대방을 충분히 빼내고 공간을 만들어내는 것, 세트피스 전술등등. 어제도 포항전에서 지긴 했지만, 코너킥과 프리킥에서 보여준 세트피스 전술등등, 이런걸 봤을때 보통 사람이 아니구나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특히, 광주의 다큐멘터리 '불새'(이거 꼭 보세요. 재미있어요)를 버며 선수단의 마음을 휘어잡는 지도력은 다른 감독들과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죠.

 

그리고, 광주구단의 특성상 선수를 팔아서 구단의 운영비를 충당하는(이건 유럽식 클럽 운영방식이지만) 방식이다 보니 주요 선수들이 빠져나가는데도 새로운 선수로 자기 축구를 다시 만드는 걸 보면 감탄 소리가 절로 나옵니다.

 

당연히 이정효가 국대감독을 맡아도 될텐데, 왜 홍명보를 고집하는 가는 한국의 엘리트주의와 깊게 관련이 있죠. 능력있는 감독이 아닌 네임드 감독을 선호하는 한국적인 엘리트주의. 프로야구에서 김경문, 김태형, 조범현 그리고 염경엽 감독으로 이어지는 비엘리트 감독들의 성공시리즈를 축구에서는 외면하는거죠.

 

지금 홍명보를 잘라버리고 이정효를 감독으로 올려놓으면, 아마도 한국축구에는 새로운 바람이 일어날 것 같습니다. 물론 광주팬들에게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리이지만. 그래도 이정효감독이 국대감독을 한번 했으면 좋겠습니다. 내년 월드컵이 끝나고 이정효감독에게 꼭 기회가 생겼으면 합니다. 그의 축구가 국대에서 어떤 식으로 이식이 될지, 어떤 전술로 자기 축구를 만들어 갈지가 궁금합니다.

 

올해 한국에 가면 광주에 들러서 광주FC의 경기와 타이거즈의 경기를 보고 오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은데, 일정이 맞지 않네요. 광주에 가기도 쉽지 않은데, 경기를 본다는 것 가체도 일정이 맞지 않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