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al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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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12-11
구년묵이 와 구닥다리
해설 - 구닥다리 와 구년묵이
"엄마. 저 구닥다리 장롱 좀 새것으로 바꿔 주세요."
"아니, 10년밖에 안 된 건데 왜 벌써 바꾸니?"
이 대화에서처럼 오래 묵은 물건이나 유행에 뒤떨어지는 물건을 가리켜서
'구닥다리'라고 부르는 분들이 많은데, 이 '구닥다리'라는 말은 사전에도 없는
비표준어입니다.
그렇다면 이처럼 오래 묵은 물건을 가리켜서 말할 때 뭐라고 불러야 할까요?
우리말 표현 가운데 '구년묵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것은 '여러 해 묵은 물건'
이나 '어떤 일에 오랫동안 종사해서 그가 가지고 있는 지식이나 기술이 낡게 된
사람'을 얕잡아 부르는 말입니다.
이 말은 한자의 '옛 구(舊)'자와 '해 년(年)'자가 합해져 만들어진 '구년(舊年)'
이라는 말에 '오래 됐다'는 뜻을 가진 우리말 표현인 '묵다'의 어간과 사람이나
물건을 가리키는 '이'라는 말이 모여서 생긴 단어입니다.
그러므로 앞으로는 비표준어인 '구닥다리'라는 말은 사용하지 마시고, '구년묵이'
라는 표준말을 쓰시기 바랍니다. 요즘은 오래된 장롱 같은 가구들을 새 것으로
바꾸지 않고, 고치거나 칠을 다시 해서 새로운 느낌으로 사용하시는 분들이 많다고
합니다.
경제 사정이 안 좋은 이 때에 '구년묵이'라고 해서 무조건 버리지 마시고
고쳐 쓸 수 있는 것은 고쳐 쓰는 절약 정신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자료제공 : KBS아나운서실 한국어연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