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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날의 해돋이 맞으러 동해안으로 갔는데...황당함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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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01-03 12:23

1999년 12월 31일 우리 가족은 큰애놈(이제 고등학교 들어가기위해 입학시험쳤는놈입니다) 학원 시간땜시 일찍 출발도 못하고 그저 빨리 마쳐주라고 하면서 학원문앞에 차를 대기 시켜 놓고, "몇시에 오전 수업 끝나냐"고 다구치기만 했씀다.

아니...이놈이 평소엔 공부 하는걸 못보았씀다.
(왜냐고요? 늘 새벽 2-3시까지 채팅하느라 아침이면 일나지 못해 벅벅 되던 놈이 설악산에 해뜨는것 보러 가자고 하니 학원 수업 끝까징 들어야겠다고 합디다)

그래도 공부한다고 우기는 놈이 기특해서 늦으면 차에서 자던 해서 아침해 뜨는건 볼수 있겠다시퍼 마냥 기다렸죠...

그래서 허벌나게 차를 몰아서 만들다가 만 4차선/2차선을 따라 양평,홍천,인제를 거쳐 미시령을 넘어 설악 하일라 콘돈지 뭔지에 도착해 헥헥 거리고 있으니 부산서 출발한 처가집 식구들과 합류를 했씀다.

그팀은 아침 7시에 출발해서 12시간을 걸려서 왔다고 하더군요.
(전 왜 년말만 되면 처가쪽 식구들이 모이자는 곳에 항상 가있는지 몰겠씀다?)

이런 대식구(21명)들이 한가지 소망은 오로지 낼아침 (2000년1월1일)에 해뜨는걸 보기 위해서라고 하더군요!!!

전 소망이 해뜨는걸 안봐도 좋치만, 새해소망은 돈 많이 벌어 마눌과 새끼들 배부르게 멕이는거라고 했더니 마눌마져 피식 웃어버리는게 아닌가요?

야문 식구 여러분!!!
제 말이 틀렸씀니까?

그러나 우리 전 일행의 소원은 너무나 무참히 깨져 버렸습니다.
새벽 4시부터 일어나 설쳐대던 모든 식구들이 한마디로 "와! 넘했다. 밖에 비온다"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결코 저희들이 바라는 소원을 가소롭게 생각하여 들어 주지 않으셨던 겁니다.

모두가 그럼 어쩌면 좋냐는 것입니다.
이구동성 한마디가 "잠이나 자자!!!" 였습니다.

그래서 저희들은 새천년 새해 아침에 전국에서 헥헥거리며 설악산에 모여서 새해 아침을 잠이나 자고 말았던 것입니다.

다만 절 포함한 4명의 남자들은 그나마 퍼블릭코스에서 새해 첫아침을 약간씩 내리는 비를 맞으며 공을 쳤다는것 아닙니까...

그것으로 위안을 해야죠!!!

한가지더!!!!

오후엔 알프스 리조트에 스키타러 가겠다고 설쳐대던 팀들이 나가더니 거의 두시간을 넘겨 돌아 오는것이었씀다.

그시간에 돌아오기에는 너무나 빠른 시간이었씀다.
왜냐하면 알프스 리조트 스키장은 미시령을 넘어서 진부령으로 해서 한참을 가야 하고 가서도 금방 오기는 힘들었을껀데...

이 팀들이 들어오자 말자 씩씩 거리는것이었씀다.
미시령에 눈이 와서 바퀴에 체인 감고 넘어야만 보내준다고 해서 차들이 체인 감느라 가지도 못하고 길에서 기다리다 그냥 돌아 왔다는것 아닙니까???

아직도 하나님은 살아 계시는것 같았씀니다.

저희들 같이 무식한 사람들을 가벼이 벌주는것은 결코 잊지 않고 계신다는거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저도 서울로 돌아오기 위해 거의 10시간 이상을 길에서 헥헥거렸다는거 아니겠씀니까!!!!

세상은 정말 공평하다는게 맞는 얘기인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