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yom
| 추천 (0) | 조회 (262)
2000-01-13 02:28
"...형이 어떻게 알았어요?"
"짜샤! 앞 통수 옆 통수 뒷 통수까지 다 뚫려 도통한 형이 모를 일이 뭐있노?
그래, 언제 내려올래? 술 한잔 땡겨야지? 서울에 부산 촌놈이 오래 있어 봤자 코밖에 더 베이겠나? 빨랑 내려와라!"
"하하, 그래요...형이랑 술한잔 해야지..."
'녀석, 괴로움에 치를 떨고 있군...못난 놈같으니라구...'
새벽녘, 전화기로 흘러들어오는 후배의 목소리의 음색에는 애써 취기를 들어내지 않으려는 뉘앙스를 엿보이고 있었다. 순둥이인 녀석은 그 앳띈 순수함으로 한 여자에게 다가갔고 그만큼 상처의 흔적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일 테다. 그것을 바늘로 꿰맨다고한들 구멍만 켜져갈 뿐일테니...
허허로운 담배연기가 찬 바람에 사로잡혀 급히 흩날려간다. 내 마음도 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