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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생각할 시간 있을까요?
bunko | 추천 (0) | 조회 (629)

1999-10-06


사실 운영이나 넷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 이런 제안할려니 답답한
부분이 있고, 밑에 쓰게 될 제안의 내용에 대해서도 딱 꼬집어 얘기할
수 없는 어떤 불안감과 미흡함이 있을 것 같지만... 이 곳을 소중히 생
각하는 사람으로서 한 번쯤 다들 같이 생각해 보면 어떨까 싶어 제안
드립니다.

방금 낙서장에서 땀띠님이 올린 게시물을 읽고 나니 배너 광고 하나 없
이 용케도 버티는 이유가 뭘까 했던 궁금증이 조금은 감을 잡히는 것
같네요. 그 글이 운영자님의 의견이 아니기에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만약 운영자님이 지금까지도 그랬고 앞으로도 사재를 털어 가며 이 곳
을 운영했고, 해야 한다면... 모르면 모른 채로 지낼 수도 있겠지만 알
고서는 그냥 있기 좀 뭣하네요.

현재 인터넷에 산재해 있는 성인 전용 사이트들을 볼 때 이 곳 만큼 탄
탄하게 기반을 갖추고 유지되는 사이트는 없다고 봅니다. 이렇게 된 데
에는 운영자님이 노력하신 부분과 운영진을 맡은 분들의 헌신의 기반
위에 글을 비롯한 정보 제공자들 모두의 자정과 질서가 있었기에 가능
했던 것 같습니다. 물론 회원들의 개인적인 역량도 있었구요.

이렇듯 조금 과장된 표현인지는 모르나 한국어를 주로 하는 사이트 중
역대 최고 로 꼽을 만한 이 곳이 하루 아침에 사라진다면 어떨까요? 이
나라의 정부가 어떻게 변해 얼마 만큼의 환경을 조성할 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차후 몇 년간은 이만한 사이트 나오기 힘들다고 판단됩니다.
합법이라는 탈을 깨끗하게 쓸려면 더 시간이 걸릴 지도 모르겠습니다.
만약 그렇다고 하더라도 깨끗하게 합법적인 기반 위에 조성된 사이트가
흘흘 지금처럼 재미가 있을까요?

모르긴 해도 이 곳이 없어지면 5년, 10년 안에는 이만한 사이트 한국어
로 이용하기 힘듭니다. 그래서 현상 유지와 폐쇄 이후를 대비한 여러가
지 대책을 제안할까 합니다. 모르는 부분이 많기에 대책이라고 부르기도
뭣합니다만...


1. 일단 회원 중 일부는 상실의 상태를 잠깐이나마 경험했었습니다.

얼마 전에 있은 필터링이 그것이었죠. 역시 옛말 틀린 거 아니더군요.
곁에 없으면 그 소중함이 실감나게 되니깐요. 한 번 맛든 입맛 때문에
어딜 가든 까탈스럽게 되더군요. 이게 단순한 성적 취향의 문제라면 모
르겠으나 취향을 따질만한 동등한 조건 조차 갖추지 못한 곳들이기에
늘 공복을 느끼게 되더군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2. 어디서나 얻을만한 자료들은 어디서나 있습니다.

그럴 때면 야설의 문이 생각나게 되죠. 야설의 문에서 얻을 수 있는 자
료들은 그 어디에도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니깐요. 있다해도 쓸만한 것
들만 정제되어 한 곳에서 이용할 수 있는 곳은 없습니다. 거기다 여기
의 반에 반 값에도 못 미치는 곳들이 유료 서비스를 하고 있는 거 보면
열까지 받게 됩니다. 내가 검찰에 있는 사람이라면 이런 곳 부터 박살
내고 싶을 정도로...(좀 심했나^^)


3. 이제 청보위는 나의 머리에, 우리의 머리에 정조대를 채울려고 하고
있습니다.

물론 대다수는 그들이 부여한 동기에 뜻은 같이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덜 떨어지고 한심하기 그지없는 행동 방식에는 조소하고 분개하고
있죠. 이 방식이 아니더라도 할 수 있는 일이며, 할 수 없다면 대의를
생각해서 접어야 할 일을 굳이 할려고 악을 쓰고 있습니다. 왜 그들이
전국민의 성생활까지 엿보고, 간섭할려고 하는 지 모르겠으나 그들은
그렇게 하고자 합니다.


4. 미친 개한테는 몽둥이가 약이라지만 미친 놈한테는 이조차도 소용
없습니다.

그렇다고 그들의 머리가 일순 활짝 열려 깨기만을 기다릴 수도 없습니
다. 그들이 기어코 한다면 그 뜻에 동조하지 않는 사람들은 나름의 길
을 찾아야 합니다. 별수없이 침묵하고 지내는 다수의 사람들도 있겠지
만, 지킬려는 사람들은 그 길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악
법도 법이라고 말한 소크라테스가 있습니다만, 최소한 저만은 그렇게
말하며 독배를 마실 생각 추어도 없걸랑요. 흘흘


5. 필터링 되었던 기간 동안 가장 아쉬웠던 것은 그동안 여기서 알고
지냈던 사람들과의 연락이었습니다.

익명이라는 기반 아래 연락처라는 것을 주고 받기란 서로 꺼리는 바가
있습니다. 그랬기에 미리 연락처를 주고받은 몇몇 분들을 제외하고는
이 곳이 폐쇄되었을 경우 대책없습니다. 필터링 사건이 났을 때는 왜
그랬는 지 알아 볼려고 여기저기 다른 사이트들을 뛰어 다녀 봤지만
그 정확한 이유 찾기란 힘들었습니다. 웃기는 얘기일지 모르겠으나 이
런 쪽에서는 사이트들 간의 묵시적인 공감조차 형성되어 있지 않기 때
문이라 추측합니다.

6. 사족을 답니다.

모두 같이 연대할 필요도 없고, 지금으로선 그럴 경우 일이 더 복잡하
리라 생각하고 있지만, 얼마 전에 다른 곳에서 있었던 자신의 사이트
만을 위해 다른 사이트를 비난하는 어리석은 행태를 보면 당해도 싸다
는 생각까지 들더군요. 청보위가 거품 물고 칼 휘두르는 이때 일전에
땀띠님이 올린 게시물에서 보여지듯 애들을 더 불러 모을려고 노골적
인 공간까지 제공한다거나 가만히 구경해도 모자랄 판에 고등학생들이
더 설치며 반발하는 짓 만큼이나 어리석은 짓입니다. 묵시적인 공감을
형성해야 한다는 주장 보다 아직까지는 경쟁할 처지가 아니라는 걸 이
글을 보게 될 타 사이트 운영자는 깨닭았으면 합니다.


7. 만약 다음에 같은 일이나 폐쇄 되었을 경우, 우리는 야설의 문이
폐쇄 당했다는 사실이나마 어디서 접할 수 있을까요?

물론 이 곳이 가진 그동안의 위력으로 간헐적으로나마 정보를 접할 수
는 있겠지만 그동안 알고 지내던 사람들과의 연락은 어떻게 될 것이며,
이렇듯 탄탄한 멤버들의 글은 어디서 다시 찾아 구경할 수 있을까요...
굳이 재결성을 하자는 얘기를 위험하게 꺼내고 싶지는 않지만, 그 역시
고려해 볼만한 가치는 있다고 봅니다.


8. 이 곳에 배너 광고가 있었다면 들리는 족족 틈나는 대로 찍었을 겁
니다.

인터넷 스트레스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배너 광고지만 여기에 설치되
어 있다면 그러했을 겁니다(혹시 어디 있는 지 제가 모르고 있는 건가
요?). 그러나 그만한 수익도 없이 운영자의 사재만 털고 있으니 그동안
이 곳에서 즐거움을 느낀 인지상정으로라도 뭔가 도움을 드리고 싶네요.

어쩜 운영자님은 여기서 활동 잘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말씀하실 지
모르겠으나... 단돈 몇 천원이라도 의무적인 게 아니라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싶은 사람들은 도움을 모으는 게 어떨런지 제안해 봅니다. 이
일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은 공개적으로 말하기는 뭣하니 따로이 의논을
하더라도... 뜻이나마 모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9. 앞에서 거듭 말씀드렸지만, 우리나라에서 이만큼 뚜렷이 선을 그은
자유 안에서 놀 수 있는 공간은 찾기 힘듭니다.

오랜 세월 그래왔다고 해도 큰 무리 없으리라 봅니다. 글투가 비교적
강한 편이긴 하나 거창하게 투쟁을 하자느니 혁명을 하자는 얘기는 아
닙니다. 그럴만큼 어리석은 사람도 아니고, 능력도 없습니다. 단지,
우리가 다른 사람에게 자신있게 소개시켜 줄 수 있을 만큼의 놀이 공간
이라면, 잃어 버리지 않도록 조용히 지킬 수 길을 논의해 봤으면 합니
다. 하다 못해 뒤에 추억할 수 있는 공간이라도 말이죠...


뒤엉킨 글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검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