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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제 조금 될려다 만 글...
삭제 | 추천 (0) | 조회 (4476)

2002-10-15 15:05

태초이전의 이전부터 삭제가 존재했다.
빛이 일어나기 이전의 어떤 존재, 그 존재의 더 먼 이전부터 삭제는 존재했다.
아니, 존재라는 것이 명명되기전의 어떤 곳.
공간이라 칭할 수 없는 어느 곳에서 삭제가 존재하였다.

혼자만의 고적감에 지쳐 늘 뿜어내던 한숨이 그의 주위를 가득채우자, 번잡함이 실은 삭제는 한 손을 내어 '휘휘' 저었다. 그러자 한숨이 그의 손짓에 이리저리 휘둘르기 시작하였다.

이리로부터 어떤 곳에 '혼돈'이 존재하게 되었다.

혼돈이 생겨남으로 문득 삭제에게 새로운 생각거리를 떠오르게 하였다. 이 생각은 당분간 삭제에게 심심치 않을 것임을 확신시켜주었다.

삭제는 혼돈속에서 질서를 세우기 시작하였다.

말씀으로 그가 내어 놓은 한숨에게 "질서가 있으라"하니, 혼돈은 잠시간의 산고 끝에 시간을 만들어 내었다.

시간이 오랜 시일속에 성숙하니, 혼돈은 시간과 합방하여 '어둠'을 출산하였고 이 어둠은 시간의 따스한 보살핌 아래 쑥쑥 자라나기 시작하였다.

어둠이 자라남에 혼돈과 시간의 공간이 혼통 암흑으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되자, 혼돈은 어둠과 야합하여 빛을 나았다. 이에 분노한 시간이 암흑의 공간속으로 떠나버리자, 혼돈은 빛을 어둠속으로 던져버렸다.

어미에게 버림받은 빛을 받아든 어둠은 이를 안아들며 "보라! 이는 나의 사랑하는 자식이나, 어미에게 버림받았으니. 너는 항상 어미를 찾아 이 어둠의 공간을 배회하리라."하며 다시금 빛을 암흑의 공간으로 던져버렸다.

빛이 암흑의 공간으로 버려진지 긴 시간이 흘러 어느덧 아릿다운 여인이 되었다.

삭제가 빛에게 말하였다.

"너는 너의 뜻대로 천지를 창조하여, 너가 나를 경배하듯이 천지로 하여금 너를 경배케하라." 빛은 공손히 머리를 조아리고, 삭제의 말씀을 따랏다.

빛이 말하였다.

"땅이 있으라"하니 무겁고 단단한 것들이 모여, 땅을 이루었다.

"가벼운 것은 위로 올라 하늘이 되고, 별이 되거라"하니 가벼운 것은 위로 올라 하늘이 되고, 해와 달과 별이 되었다.

그러다가 빛은 문득 귀찮은 생각이 들어, "그리고... 땅위에는 모든 잡것들이 꼴리는데로 생겨나고, 물이 생기고 그 속에 또 꼴린데로 생긴놈이 벌린데로 생겨나서 니 멋대로 살아가거라"하니...

인간이 생겨나서 온갖 더러운 짓은 모조리하니, 빛도 제 한 짓이 역겨워 되돌아 보기도 싫더라...

이에 우리의 나아갈 바를[국민교육헌장]...

삭제가 손을 저어, 함숨과 혼돈과 어둠과 빛과 떨거지들을 삭제하고 말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