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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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10-11
드디어 나도 야문에 뭔가 조그만 것이라도 했다는 자부심이 든다.
그동안 회원으로 야문에서 나의 재미만을 느끼며 말도 안되는 글 몇개 올리고는 그걸 자위 삼아 야문의 모든걸 영위했다.
하지만 맘 한구석으로 남아도는 찜찜한 느낌.. 뭐랄까..
얼마전 부터 유료화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 했을 때 아항.. 내가 얻은 만큼 보답을 할 기회가 생겼구나.. 하고 생각 했다.
그런데 지불 방법이 카드란다.. 나는 한참을 망설였다. 우리나라에서 돈 씀세가 투명할 방법은 없다.. 나도 그게 두려웠다. 그렇지만 각 게시판에 올라오는 글들을 보고 결심을 했다. 내가 쓴 비용이 우리나라가 아닌 다른 나라에 지불 하는거니 불법은 아니다. 또 성인 사이트를 운영을 하는 사람은 불법이지만 그걸 보는 사람은 불법이 아니다.
또 야문 같이 성숙한 사람들이 들어와서 서로를 위해주는 사이트가 어디에 그렇게 있겠는가. 내가 거기 일조 하지 않으면 나는 나의 이익만 챙기고 입으로만 떠들어 댄 비겁자가 되는 것이다.
아.. 하지만 법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이런.. 내 마누라가 또 문제였다.
카드사용 고지서가 한 달에 한번씩 내 마누라의 손에 의해 일일이 해부가 되고 그 사용처는 금융기관에서 파헤치는 것은 장난에 불과하다.
이 난국을 어찌 헤쳐 나갈 것인고.. 야문 없이는 내 유일한 낙이 없어지는 것이고.. 에이.. 그냥 글이나 올리면서 회원 자격에서 짤리지 않는 방법으로 버텨 볼까? 도저히 마누라의 추궁이 감방 가는 것보다 더 무서웠다..
왜냐하면 나는 그동안 야문을 즐기는 것을 회사일 핑계대고.. 컴퓨터 배운다고 핑계 대면서 컴맹인 마누라를 속여가며 해왔고 우리 마누라는 내가 자기 이 외의 다른 여자들이 벗고 있는 것을 본다는 것을 용납할 수 있는 그런 여자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야문에서 유료화에 대한 논쟁이 일고 드디어 유료화 단행..
그래도 몇번 글을 올렸던 것이 가상히 여겨 졌던지 짤리지 않았다. 나중에 안일이지만 유료화가 된 이후로 정말 아슬아슬한 하루하루였다.
분명 유료화가 단행 되면 나는 퇴출이다. 다행스럽게도 IMF이후로 나는 퇴출이란 걸 안 당하고 버텨 왔건만 야문에서 그 퇴출이란걸 맛보게 생겼었다.
젠장.. IMF때문에 회사에서 퇴출 될까봐 가슴 조였던 그걸 또 맛 보고 있었다.. 에구.. 기구한 운명..
그런데.. 이게 왠일.. 하늘이 날.. 아니 운영자님이 날 살리신거다. 혹시나 하는 맘으로 야문을 두들렸는데 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 아 이게 통하는게 아닌가? 너무 감사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 살아 남았다고 좋아 할 일이 아니었다..
나는 운이 좋아서 살아 남았다.. 하지만 죽은 자들은 지금 얼마나 가슴이 아플꼬.. 나는 IMF 때 동료들이 퇴출 당하고 그 괴로워하는 모습을 지금도 기억한다. 아마 야문에서 퇴출 당한 사람들이 그런 심정이겠지...
헌데 또 한가지 괴롭히는게 있었다. 운영자님의 운영자금이 도마위에 올라 있었다. 게시판을 보면 회원들이 카드가 없단다.. 그런데 지불방법은 카드 밖에 없단다.. 이런.. 그런데 어떤 분들은 글을 써서 버텨 보란다..
이게 아니다. 운영자님은 어떤 수단으로던지 돈을 마련해야 이 야문이 사라지지 않는다. 그런데 카드가 없다고.. 그럼 내가 보기엔 운영자님이 유료화를 한다고 해도 재정적 어려움이 있기는 마찬가지다. 내가 그동안 봐온 야문은 실제로 대학생 층이나 학생층이 많았다고 본다. 그래서 유료화를 하면 치명타를 입을 건 뻔 한 일이었다. 아마도 내 생각이 맞았다고 하면 지금쯤 운영자님도 속이 부쩍부쩍 타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지불 방법을 달리 한다는건 있을 수 없다. 왜내하면 이 야문의 존재 이유가 성인만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다른 방법을 쓰면 성인인지 아닌지를 판가름 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한가지 운영자님의 철두철미한 면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 있다. 한 달에 한 번만 결재한다는 점.. 많은 성인 사이트들이 한번 결재하면 자동으로 계속해서 돈을 징수한다. 이것 때문에 끊고 싶어도 못 끊는 사기성 성인 사이트가 문제가 많았다. 이런 점으로 미루어 보아 절대 운영자님은 우리에게 피해를 입힐 분은 아니라는 점이다.
그래서 결심하기에 이르렀다. 나라도 보탬이 되자.. 그런데.. 마누라를 어떻게하지...
하지만 내 욕심 챙기자고 포기할 수는 없는 일. 마누라를 설득해 보기로 했다. 그런데 어떻게 설득하지.... 에구..
헌데 남자는 무기가 있다.. 히히.. 잠자리에서 공략을 해 보는거다..
마누라를 녹인다음 서서히 말을 꺼냈다.. 야문에 대해서.. 물론 첫판에 거절 당했다.. 하지만 몸이 달아 있는 그녀.. 컴맹인 마누라에게 컴퓨터를 보여 봤자 쇠귀에 경 읽기지만 좀 더 낳은 부부생활을 위해서라면 당신도 알아야 하노라고 컴퓨터를 켜서 야문을 보여줬다. 이런저런 글을 읽어 보고는 나한테 배반 당한 느낌이란다.. 당신한테 그런 점이 있었냐고.. 사실 나는 굉장히 성인 군자 노릇을 해왔거든.. 마누라한테..
그래서 나의 낙은 일 외에 야문이 유일한 낙이라고 설득을 했다. 펄펄 뛰는 마누라지만 내 차근차근한 설명을 듣고는 수긍을 하기 시작했다. 여기는 최소한 의식이 있는 성인들이 즐기는 곳이라는 점. 각 게시판에 써 있는 야문의 찬사들..
다음날 나는 마누라 한테 뜻 밖에 허락을 얻었다. 으.. 이 기쁨..
그래서 새로운 맘으로 기존에 쓰던 아이디가 아닌 다른 아이디로 새롭게 해 보고자 등록을 했다.. 그런데.. 운영자님 생각해서 더 돕고 싶어도 도울 수가 없다.. 한 달에 한 번 10불이니.. 물론 아이디를 두 개 만들어서 20불을 도울 수도 있다. 하지만 이건 다음에 생각해 봐야 겠다. 마누라 눈치를 생각해 가며..
야문에 등록되어 있는 나같이 산자들이여.. 진정 야문을 사랑하는 분들이라면 유료 가입을 해서 야문을 도우시길 진정 바란다. 물론 카드가 없고 처지가 안되는 분들은 어쩔 수가 없지.. 죽은자들은 야문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산자들이 도울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글을 올려서 야문을 활성화 해야 하는건 당연한 일이고.. 하지만 진정 필요한건 운영자금이다. 여긴 살아남은 자들이 살려야한다.
야문이 없어지는건 우리 모두의 실수다 분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