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rra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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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4-14 23:28
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
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저녁밥으로 냉동실에 있던 돼지고기 잔뜩 삶아서 보쌈해 먹었다....
푸욱 삶아서 토하젓 찍어먹고...
김치에 싸서 먹고..
초장도 찍어 먹었다...
식구들이 먹고나니 남아있는건 솥에 있는 비계덩어리...
라즈야...거 비계덩이 개갖다 줘라....
넹.....
고기삶는 냄새에 먹는 내내 밖에서 지랄하던 개에게도 콩고물이 떨어지는 순간이었다....
국물과 함께 비계덩이를 퍼서 그릇에 담아들고 개에게 간다....
자..이거 먹고 떨어져라...
현관문을 열자 더해오는 구수한 고기내음에 개가 지랄 발광을 한다....
얼레....
난 그때 그릇에 있던 것이 비계가 아니라 비계에 쌓인 살코기라는 것을 발견해 내고야 말았다...
그대로 그릇을 들고 유턴....
비계덩이 속의 살코기를 정성을 들여 살살 발라내고......
순수한 비계덩어리로 채워진 국그릇에 찬밥까지 말아 내간다...
자 ..이번엔 진짜 먹어라.....
개밥그릇에 국밥을 쏟아준다...
냄새로는 육질이 판별이 안되는지 여전히 꼬랑지를 흔들며 지랄발광....
머리를 처박고 한입 크게 우물거린다...
잠시동안 개밥그릇에 머리를 처박고 먹고 있던 그넘이...
비계덩이를 우물거리며 나를 쳐다본다.....
원망인지 분노인지....묘한 표정을 짓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런 개에게 생긋 미소를 지어보이고 남아있는 살코기를 김치에 싸서 한입..
또 한입.....
또 한입 먹고.....
아아....배터진다....
밤중에 잠깐 암모니아 비료 뿌리러 밖으로 나왔을 때
그녀석이 나를 보고 꼬리를 흔든다...
그순간....
내가 잘못 본 것일까?
나를 향해 헥헥거리는 그넘의 어금니가 일순 살기에 번뜩이는 느낌이 든 것은.....
너의 뜻이 정 그렇다면 좋다....이넘아....
올 여름 서로의 목숨을 걸고 자웅을 겨루자.....
내 너의 주검 앞에 시래기와 깻잎을 듬뿍 뿌려 주리라......
아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