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영숙삼성생명 전무
절약하는 습관과 위험 보장까지…"저축성 보험"은 목돈 마련에 제격
자산관리는 3단계 구분이 첫 걸음
"1년·3년·5년으로 자금 구분해 예금·펀드·보험에 각각 투자해야"
예영숙(52) 삼성생명 전무는 1993년 설계사로 입사해 전무 자리에 오른 사람이다. 지난 2009년 그는 10년 연속 삼성생명 보험왕을 달성하고 난 뒤 "후배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다"며 더 이상 상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지금까지 성사시킨 보험 계약은 5000건 이상. 보험료로 따지면 2000억원이 넘는다. 사람들은 그를 "걸어 다니는 금융회사"라고 부른다. 삼성생명은 사무실과 비서, 전용 차량, 기사를 포함해 깍듯이 전무 대우를 한다. 예 전무는 프로 설계사다. 99%의 고객이 그를 떠나지 않고 보험 계약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보험 상품을 팔려고 해서는 절대 고객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고 말한다. 오랜 재무설계 경력을 바탕으로 보험뿐 아니라 금융자산과 부동산 운용 노하우까지 고객과 공유하는 것이 그의 비결이다. 머니섹션M은 예 전무를 만나 재무설계 노하우와 올바른 보험 가입법에 대해 물었다.
- ▲ 예영숙 삼성생명 전무는“보험은 월 5만원씩이라도 젊은 시절부터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며“의료 비를 보장하는 실손보험, 노후를 대비하는 연금보험, 가족을 생각하는 종신보험으로 3중 안전망을 구 축하라”고 말했다. ☞ 동영상 chosun.com / 이진한 기자 magnum91@chosun.com
예 전무는 보험 얘기에 앞서 "소득과 금융자산을 합쳐 앞으로 보유할 기간에 따라 3단계로 구분하라"는 말부터 했다. ▲1년 이내에 찾아 쓸 일이 생길 수도 있는 단기자금 ▲3년까지 보유해도 괜찮을 중기자금 ▲5년 이상 오래 보유할 장기자금으로 돈을 구분하라는 것이다. 그는 "금액의 많고 적음은 문제가 아니다"며 "한정된 자산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했다. 이렇게 구분하는 것만으로도 향후 5년간 생활 주기에 따른 소비와 자금운용의 기본 틀을 잡아볼 수 있다고 했다.
단기자금은 예금 등 확정금리 상품에 예치해 언제라도 찾아 쓸 수 있도록 하고, 중기자금은 펀드나 투자 등에 3년 가까이 투자하라는 것이 그의 조언이다.
예 전무는 "2008년 말 금융위기의 교훈은 당장 세상이 무너질 것 같은 큰 위기라 할지라도 3년 정도면 회복할 수 있고, 때론 추가 수익률까지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단기자금으로 주식에 투자하면 조급한 마음으로 판단을 그르쳐 이런 자연스러운 시장의 흐름을 놓칠 수 있다는 것이다.
예 전무는 이어 장기자금에 대해 "저축성 보험에 일정 부분 투자하라"고 권했다. 연간 400만원까지 소득공제 혜택이 있는 연금보험을 활용하면 실질 수익률을 높이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저축성 보험은 보험 아닌 "저축"
예 전무는 특히 "저축성 보험을 "보험"으로 보는 시각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축성 보험은 일견 은행 예금에 비해 불리해 보인다. 만기 이전에 해지하면 손해가 발생하고, 만기까지 채워도 수익률이 신통치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 전무는 "예금이나 펀드는 "소비의 희생양"이 되기 쉽다"고 말한다. 그는 "저축성 보험은 소비에 대한 유혹을 물리침으로써 직장인들로 하여금 목돈을 마련할 수 있게 해주는 안전장치 역할을 한다"고 했다. 예 전무는 이어 "보험은 일찍 들수록 좋다고 하지만 반드시 큰 금액으로 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며 "월 5만원씩이라도 젊은 시절부터 납입해 오랜 기간 위험 보장을 받으라"고 권했다. 돈이 오래 묶이는 것이 부담스러운 30~40대 직장인은 중도 인출 기능이 있는 유니버셜 보험을 고려해 보라고 했다.
◆"고객도 설계사 인터뷰해야"
예 전무는 "재산이 많은 고객도 보험을 여러 용도로 활용한다"며 2년 전 예기치 못한 병으로 사망한 한 중소기업 CEO에 대해 얘기했다.
"고객이 돌아가시고 나서 사업을 처분했는데 여기저기 빚을 청산하고 나니 막상 가족들을 위해 남겨진 재산이 거의 없었어요. 다행히 7억원의 보험금이 있었기에 부인과 두 자녀가 생활을 이어갈 수 있었죠."
"어떤 설계사를 만나는 것이 좋은가"라는 질문에 그는 "최소 2~3년 이상의 경력을 갖고 고객의 소득과 자산, 주변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청취한 뒤 가장 합리적인 조언을 해주는 사람을 만나라"고 조언했다. 예 전무는 "고객도 설계사를 인터뷰하듯이 만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요즘은 재무컨설팅 등에서 전문성을 갖고 활약하는 젊은 설계사들이 많다"며 "보험 외에 여러 가지 측면에서 설계사들의 도움을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