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ID/패스
낙서 유머 성인유머 음악 PC 영화감상
게임 성지식 러브레터 요리 재태크 야문FAQ  
[퍼온글] 으름넝쿨꽃 ― 구재기
bibig00 | 추천 (0) | 조회 (73)

2024-04-14 06:21

이월 스무 아흐렛날

면사무소 호적계에 들러서

꾀죄죄 때가 묻은 호적을 살펴보면

일곱 살 때 장암으로 돌아가신 어머님의

붉은 줄이 있지

돌 안에 백일해로 죽은 두 형들의 붉은 줄이 있지

다섯 누이들이 시집가서 남긴 붉은 줄이 있지

우리 동네에서 가장 많은 호적의 붉은 줄 속으로

용하게 자라서 담자색으로 피어나는 으름넝쿨꽃

지금은 어머니와 두 형들의 혼을 모아

쭉쭉 뻗어나가고

시집간 다섯 누이의 웃음 속에서

다시 뻗쳐 탱자나무숲으로 나가는 으름넝쿨꽃

오히려 칭칭 탱자나무를 감고 뻗쳐나가는

담자색 으름넝쿨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