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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월 스무 아흐렛날
면사무소 호적계에 들러서
꾀죄죄 때가 묻은 호적을 살펴보면
일곱 살 때 장암으로 돌아가신 어머님의
붉은 줄이 있지
돌 안에 백일해로 죽은 두 형들의 붉은 줄이 있지
다섯 누이들이 시집가서 남긴 붉은 줄이 있지
우리 동네에서 가장 많은 호적의 붉은 줄 속으로
용하게 자라서 담자색으로 피어나는 으름넝쿨꽃
지금은 어머니와 두 형들의 혼을 모아
쭉쭉 뻗어나가고
시집간 다섯 누이의 웃음 속에서
다시 뻗쳐 탱자나무숲으로 나가는 으름넝쿨꽃
오히려 칭칭 탱자나무를 감고 뻗쳐나가는
담자색 으름넝쿨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