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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글] 박하사탕 하나가 녹는 시간 ​— 조경숙
bibig00 | 추천 (0) | 조회 (38)

2024-04-23 17:32

집에서 일터까지의 걸음은

김광석의 ‘서른 즈음’이 세 번쯤 반복되는 시간

신호등을 건너 우체국을 지나고

신발주머니 흔드는 내 아홉 살 초등학교를 지나고,

중학교와 아파트 사이길 갈래머리 멈칫멈칫 사춘기가 지나고

​그 다음은

내가 이름 붙인 마이웨이 육교 위

 

좌우를 한 번씩 내려다보는 건 나의 오랜 습관

양방향을 향해 내달리는 자동차들

이곳까지 오면 입안에 얇게 남아있는 박하사탕에

혀가 베일 수 있는 시간

 

​와지끈,

아무도 알아채지 못한다

입안에 고인 달달한 환상

 

​오늘의 단맛은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