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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글] 맨드라미 — 하린
bibig00 | 추천 (0) | 조회 (19)

2024-04-25 07:34

옥상 위 사람들

현기증 속에서

붉은 지뢰를 왜 하나씩 품고 있나

햇살의 압력은 약하고

비탄의 장력은 질겨서

다년생을 그만 끝내고 싶다는 생각

이미 숨 막히도록 촘촘한데

왜 꽃처럼 폭발하고 싶어서 안달인 걸까

뇌관이 심장 속에 있다는 걸 처음 알았을 때부터

자기 자신을 완벽하게 비난할 수 없어서

광장을 참고 또 참는 수밖에 없어서

위선을 신뢰하는 정수리와

밀실을 사랑하는 혓바닥으로

질문을 덧씌우고 또 덧씌우면서

깨알 같은 분노를 옆구리에 쟁여놓으면서

확실한 절망을 품고 살았으면 그뿐인데

모든 지뢰는 왜 착하지 않다고 여기는 걸까

울음이 망각으로 바뀌는 속도를 아직도 믿지 못하는 걸까

극단을 감지하는 능력

뒤꿈치를 누르는 순간 쏟아지는 능력

한번 사용하면 끝장인데

왜,

왜!

왜?

태양에게 자꾸 머리를 들이미는 걸까

도화선을 든 채 라이터를 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