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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글] 옹기전에서 — 정희성
bibig00 | 추천 (0) | 조회 (25)

2024-04-25 07:36

나는 웬지 잘 빚어진 항아리보다

좀 실수를 한 듯한 것이 마음에 들었다

아내를 따라와 옹기를 고르면서

늘 느끼는 일이지만

몸소 질그릇을 굽는다는

옹기전 주인의 모습에도

어딘가 좀 빈 데가 있어

그것이 그렇게 넉넉해 보였다

내가 골라놓은 질그릇을 보고

아내는 곧장 화를 내지만

뒷전을 돌아보면

그가 그냥 투박하게 웃고 섰다

가끔 생각해보곤 하는데

나는 어딘가 좀 모자라는 놈인가 싶다

질그릇 하나를 고르는 데도

실수한 것보다는 차라리

실패한 것을 택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