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ID/패스
낙서 유머 성인유머 음악 PC 영화감상
게임 성지식 러브레터 요리 재태크 야문FAQ  
[퍼온글] 목련 — 김진경
bibig00 | 추천 (0) | 조회 (33)

2024-04-26 07:18

모래 구릉처럼 메마르고 묵묵한

줄기의 어디쯤에서

아무래도 지금쯤 전쟁이 한창인 모양이다.

남부여대(男負女戴)

살아남아야 한다는 목숨의 강렬함이

새 새끼 같은 자식들을 거느리고

남루를 끌며

메마른 가지에서 가지로

또 메마른 가지에서 가지로

없는 길을 찾아 오르다

마침내 국경을 넘는다.

국경을 넘다가

더 이상 발 디딜 틈 없는 허공에서

지금 막 날아오르려는

새의 자세로

하얗게 일어서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