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드라마 59번째 작품은 2003년 7월말부터 9월초까지 MBC에서 방영된 14부작 월화 드라마 '다모'입니다. 대히트작이었던 드라마 '옥탑방 고양이'와 드라마 '대장금' 사이에서 방영된 작품으로 사실상 대장금 전에 방영된 땜방 드라마에 가까운 작품이라 첫 장편 연출인 PD와 역시 사실상 첫 장편 드라마였던 작가, 그리고 인지도가 낮았던 주연 배우들로 옥탑방 고양이나 대장금 수준의 시청률은 기록하지 못했지만 나름 최고 시청률 20%를 넘기며 선방한 작품입니다.

 이 드라마는 원래 방학기 만화가의 원작을 바탕으로 제작되었으나 각색이 심해서 원작 만화와 제목만 같을 뿐 다른 작품에 가까우며 퓨전 사극 드라마였는데 이 드라마의 성공으로 퓨전 사극 열풍이 불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땜방 드라마였던지라 MBC 드라마국에서 자체제작을 했고 자체제작인지라 예산이 부족하여 14부작으로 짧게 제작된 작품입니다. 그리고 PD나 작가도 사실상의 입봉작이였지라 파워가 약해서 당시 주연 배우로 처음 캐스팅되었던 것은 이정진이었는데 이정진은 보다 흥행 파워가 좋은 배우들이 자신의 상대역으로 출연을 요구하면서 PD와 갈등을 빚다가 하차하고 갓 주연급으로 올라서던 하지원 빼곤 아직 주연급 배우는 아니었던 이서진이나 완전 생짜 신인이었던 김민준을 캐스팅하여 주연 배우로 출연하게 됩니다.

 그래도 드라마 제작진은 당시 디지털 TV 보급에 부심하던 LG전자를 설득하여 부족한 제작비의 지원을 이끌어내어 MBC에선 최초였고 국내에선 두번째로 HD로 촬영하면서 겨울의 눈이 휘날리는 벌판에서 남녀 주인공이 대련하는 장면이나 매화꽃이 휘날리는 밤풍경 등 당시로선 TV 드라마에선 볼 수 없었던 시각적인 충격을 주었던 작품이기도 했습니다. 사실 시청률도 경쟁작이 KBS의 '여름향기'나 SBS의 '야인시대' 후반부여서 서로 타켓 시청자가 달라서 갈라먹었던 탓에 세 드라마가 비슷한 수치를 기록했을 뿐 나쁘지는 않았고 특히 이 드라마로 하지원이나 이서진은 배우로서의 입지를 굉장히 크게 다진 성공작입니다.

 단, 이 드라마도 방영된 지 20년이나 지났기 때문인지 지금 드라마를 보면 퓨전 사극적인 요소가 너무 허세가 들어간 느낌은 들더군요. 그리고 제작비 때문인지 규모도 그렇게 큰 드라마는 아닙니다. 그래도 하지원의 전성기가 시작된 드라마로 하지원은 이 드라마로 조연 느낌을 완전히 벗고 주연급 스타로 올라서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