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드라마 60번째 작품은 2012년에 tvN에서 7월부터 9월까지 방영한 드라마 '응답하라 1997'입니다. 이 작품도 벌써 11년이나 되었다는 것이 격세지감이 느껴지는데 방영 당시엔 어마어마한 복고열풍을 몰고 온 작품으로 제가 주인공들과 같은 나이대여서 드라마보면서 엄청날 정도로 공감을 느낀 작품입니다. 단, 이 드라마는 방영 당시에 보지는 않았고 최근에 봤는데 왜 TV로 방영할 당시에 않봤을까 좀 후회도 되더군요.

 이 드라마는 2012년의 현재의 주인공들이 15년 전 과거를 추억하는 내용으로 주로 1997년이 주된 배경이 됩니다. 1997년을 리얼하게 그려내고 여기에 연기자들의 호연이 더해지면서 정말 재미있게 시청할 수 있었습니다. 좀 오글거리는 내용도 많은데 주인공들의 나이 생각해보면 당연한 것으로 느껴지기도 하구요. 단, 배경이 부산인지라 서울 사람들은 조금 이질감을 느낄 수 있는 요소가 있기는 하더군요.

 이 드라마는 KBS에서 예능 프로그램 '남자의 자격'을 크게 성공시키고 tvN으로 이적한 신원호 PD가 예능 제작자에서 드라마 제작자로 변신한 작품으로 작가나 그외의 제작진 모두 예능 출신이었던 탓에 연기자들의 믿음을 받지 못해 처음 드라마 배역의 주요 캐스팅이 굉장히 힘들었던 것으로도 유명한데요. 워낙 캐스팅에서 많이 까여서 결국 주요 출연 인물은 이시언과 신소율을 제외하곤 어쩔수 없이 전부 아이돌이나 가수 출신 신인 연기자를 기용해서 대성공한 작품입니다.

 드라마 시청률은 마지막회에 가장 높은 7.6%를 기록했는데 지상파와 비교하면 좀 낮은 편이기는 했지만 워낙 화제성이 높았고 당시 평균 시청률 1%대이던 tvN 드라마가 지상파 드라마를 시청률 경쟁에서 처음으로 위협하는 작품이었습니다. 이후 tvN은 웰메이드 드라마를 계속 만들면서 2010년대 후반 즈음엔 지상파를 압도하게 되는 tvN 드라마의 전성기의 시작을 알린 작품이지요.

 이 드라마에선 특히 남녀 주인공인 서인국와 정은지가 드라마 배역 그 자체로 보일 정도의 연기를 보여주었는데 그나마 드라마 조연 경력은 있던 서인국도 좋은 연기를 보여주었지만 완전 신인이던 정은지가 보여준 연기는 사람들을 놀라게할 정도로 대단하더군요. 이 작품은 지금 보아도 굉장히 재미있고 추억에 잠길 수 있는 드라마입니다.